13 사노동 안말 방복선씨 댁 돼지업주저리 l 민속문화 > 가정신앙


업이란 집안의 재운을 관장하는 신의 이름이다. 업에는 보통 사람 업, 뱀업, 족제비업, 두꺼비업 등이 있다. 이러한 업은 집으로 들어왔다고 여기는 가정에서만 섬긴다. 업은 재물신격으로 모셔지며, 대개 뒤꼍의 주저리로 나타난다.
사노동 안말 282번지 1호 방복선씨 댁 뒤꼍 장독대에는 돼지업을 모셔놓은 짚주저리가 있다. 까만 색의 작은 항아리 속에 벼를 가득 놓고 짚주저리를 씌워 놓았다. 제보자인 방복선씨가 53년 전에 시집오기 전부터 시어머니가 만들어서 모셔오던 것을 이어받은 것이라 한다. 그 동안 이사를 다니면서도 돼지업주저리만은 계속 가지고 다녔다는 제보자는 돼지업주저리를 모시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방복선 : 우리 할머니가 꿈을 꾸셨는데 돼지 새끼를 많이 낳아갔고 그거 해갔고 부자가 됐어요. 그래가지고 우리가 점점 나아졌어요 …(중략)… 우리 시어머니가 그 전에 꿈을 꾸시니까. 돼지가 큰 게 있는데 그냥 돼지 새끼를 낳아서 그렇게 받아 들이셨대요. 안으로. 안으로 받아들이시니까, 그때 어려워졌던 것이가 나아지고 저걸 맨기러 놓으드래요. 그래서 저걸 맨기러 놓은 거에요.
    조사자 : 어디 가서 물어봐서 만들어 놓으신 거에요?
    방복선 : 노인들끼리 얘기를 해서.

돼지업주저리에는 일 년에 한 번씩 고사를 지낸다. 매년 음력 10월 초에 마을에서 공동으로 지내는 산치성을 끝내고 난 후, 날을 봐서 손 없는 날을 택해 집안 고사를 지낸다. 고사는 방복선 씨가 직접 지내는데, 올해로 53년이 되었다. 시집오기 전에는 시어머니가 고사를 지내어 왔는데, 이것을 이어받은 것이다. 자신이 죽으면 며느리가 이어서 지낼 것이라고 한다. 고사는 고사를 지낼 때만 사용하는 시루에다가 하얀 떡을 해서 돼지 업주저리 앞에 놓고 지낸다. 이 고사 시루도 장독대에 함께 보관이 되어 있다.

□ 제보자 . 방복선(사노동 안말, 1931년 생, 여)
□ 조사일자 : 2000년 10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