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아천동 주유소 입춘축 l 민속문화 > 가정신앙


주유소와 민속은 어울리지 않는 듯 싶다. 하지만 아천동 302-22번지 아천동 주유소 곳곳에는 우리의 대표적인 민속 행사인 ‘입춘축 붙이기’를 한 자취가 남아 있다. 주유소 사무실 입구벽에는 “歲在庚辰年戊寅月壬辰日辛亥時立春大吉”이라 하여 입춘이 든 구체적인 시각까지 적어 놓은 입춘축이 붙어 있다. 그리고 주유소 양쪽 기둥에는 각각 “龍?福”, “○逐?"라 쓴 글귀가 붙어 있다. 이 입춘축들은 이 주유소의 주인인 이강준씨가 직접 입춘 때 써서 붙인 것이라 한다.

□ 제보자 : 주유소 종업원들
□ 조사일자 2000년 9월 9일

그러나 이런 형태로 붙인 입춘축들은 오래가지 못하고 대부분 얼마 뒤에 없어지는 것이 보통이었다. 최근 이 주유소를 찾았을 때 입춘축이 없어져서, 당시 주유소 사무실에 있던 직원 김봉안씨(29세, 남)를 대상으로 대담을 해 보았다.

    조사자 : 얼마전까지만 해도 여기에(기둥을 가리키며) 입춘축이 있지 않았어요? 여기 기둥하고 문 옆에….
    김봉안 : 아 이거요? 이거 오래되가지고 떨어졌는데….
    조사자 : 일부러 지운 게 아니라 떨어진 건가요?
    김봉안 : 예. 이거 우리가 앞전에 종이로 써서 붙인 거라고.
    조사자 : 종이로 쓴 거에요?
    김봉안 : 예, 우리가 도색을 매년마다 한번씩 할 때마다 (페인트색이) 바뀐다고요. 그래서 우리 사장님이 새해되면 한번씩 써요. 그런데 이게(도색) 한지가 얼마 안 되요.
    조사자 : 그래서 안 붙이셨어요?
    김봉안 : 그게 초에는 있었는데 도색은 주유소에서 해주니까 바뀌어버린다고. 그래서 그래. 나중에 새해 내년 정도 되면 새로 붙일 거에요.
    조사자 : 도색을 전부 다 하는 거에요?
    김봉안 : 예 전부 다 하죠. 디자인이 바뀌었잖아요.
    조사자 : 이게 도색한지 얼마나 됐죠?
    김봉안 : 한 2,3개월 됐죠. 사장님께서 새해가 되면 다시 하실거에요.
    조사자 : (사장님께서) 서예를 하셨나요?
    김봉안 : 예, 잘하세요.
    조사자 : 글씨가 아무나 쓴 글씨 같지가 않네요?
    김봉안 : 예, (사장님께서) 위풍이 있으신 분이죠. 새해에 오면 다시 한 번 쓰실거에요.
    조사자 : 내년에요?
    김봉안 : 예, 내년에요. 항상 새해되면 새로운 각오로…. 그런 것 때문에 쓰시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