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토평동 벌말 금줄 l 민속문화 > 가정신앙


아이를 남은 뒤 아이가 무사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뜻에서 여러 가지 금기를 지킨다. 가장먼저 마련하는 것이 금줄이다. 아이 아버지가 깨끗한 볏집을 골라 추린 다음 왼쪽으로 비벼가며 꼰다. 이것이 왼새끼로, 좌우 양쪽 끝은 자르지 않는 것이 상례이다. 아기와 산모의 수명이 끊이지 않고 늘어나는 뜻이 담겨 있다.
보통 금줄은 태어난 아이가 남자이면 붉은 고추 3개와 숯덩이 3개를 엇바꾸어 가며 줄에 끼워 대문에 가로로 걸어둔다. 여자이면 청솔가지와 숯을 쓴다. 고추는 남성 상징인 데다가 붉은 빛은 잡귀를 쫓는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청솔가지는 생명력과 정절의 표본이다. 또 숯은 부정을 없애는 물질이다. 3개씩 끼워두는 이유는 3이라는 슷자에는 상서로움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줄은 보통 세 이레(21일) 동안 두었다가 거두어 불에 태운다. 백 일이 될 때까지 금줄을 거두어 한 쪽 기둥에 감아두는 곳도 있다.
이러한 금줄이 토평동 벌말 440번지 3호 집 대문 한쪽에서 조사되었다. 새끼에 고추를 매단 것으로 보아 아들을 낳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금줄이 쳐져 있지 않고 오른쪽으로 거두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아들을 낳은 지 세 이레는 지났고 아직 백일은 안된 것으로 보인다. 제보자 이매화 씨에 의하면 마을에서 금줄을 걸어두는 민속은 지금도 여전히 집집마다 지키고 있다고 한다.

    이매화: 매년 그 뭐야, 우리 회장님들이 기금할려고, 모아서 이렇게 해 가지고. 저 구정때, 섣달 그믐 전까지 바가지하고 복조리하고 갖다 주고 가거든. 그럭허고 인제 저희가 주죠. 회장님들, 부녀회장님들한데.

왜 복조리를 걸어두고 있느냐는 물음에 제보자 김성선씨는 ‘걸어 두면 복이 들어을 것’ 이라고 답한다. 이는 복조리가 단지 마을 기금 마련을 위한 상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걸어두면 복이 들어오는 것이라는 믿음이 바탕이 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세시의 한 민속으로 전해지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 제보자 : 김성선(갈매동 담터마을, 1937년생, 남)
□ 조사일자 : 2000년 10월 8일, 10월 16일